한 중년 남성이 사우나 여행을 떠납니다. 일본 전역, 나아가 고장인 핀란드의 사우나까지 사우나 하나만을 위해 전세계를 누비죠. 만화가 타나카 카츠키의 작품 <사도(サ道)>의 내용이에요. <사도>는 만화의 인기에 힘입어 2019년과 2021년에 드라마화됐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일본 전국에 ‘사우나 열풍’을 일으켰어요. 특히 중장년층의 전유물이었던 사우나를 MZ들이 찾기 시작했죠.
일본 사우나 열풍의 주역, 타나카 카츠키는 직접 사우나를 만들기에 이르러요. 2022년 12월 오픈한 ‘시부야 사우나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죠. 시부야역에서 3분 거리에 위치한 이 사우나는 일본의 사우나 문화를 ‘뇌의 회복’으로 정의하며 말 그대로 뇌가 회복할 수 있는 환경과 시설을 조성했어요.
그런데 그 방식이 남달라요. 사우나용 스피커를 개발해 사우나실에 음악을 울려 퍼지도록 하고, 이용객들의 불편에도 불구하고 글자로 된 안내문을 없애기도 했죠. 단순히 사우나를 특이하게 운영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에요. 사우나란 ‘계획적인 비집중’이라는 생각으로 철저히 계산된 장치들이죠. 계획적인 비집중이란 무엇이고, 또 시부야 사우나스는 어떻게 계획적인 비집중을 구현했을까요?